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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 코칭

인지행동치료(CBT)

2. 인지행동치료의 태동

인지행동치료의 토대가 된 인지적 접근(cognitive approach)의 효시는, 기존의 성격 및 정신병리 이론과는 전혀 다른
인간에 대한 조망을 제시한 George Kelly(1955)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이해해야 할 필요와 동기를 갖고 있으며,
인지적 수단을 동원하여 이런 목표를 추구한다”고 주창하며, 인간을 ‘과학자’로 개념화했습니다.
즉, 인간을 자신이 처한 환경을 표상하는 역량을 가진 능동적인 존재로 간주한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Aaron T. Beck으로 이어져서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라는
구조화되어 있고 단기적이며, 현재지향적인 심리치료 이론과 기법으로 정립되었습니다.

3. 인지행동치료의 기본가정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Aaron T. Beck은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객관적 현실보다는 주관적으로 구성한 현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주장하며,
“자기 자신, 다른 사람, 주변 세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왜곡된 구성과 집착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예컨대, “나는 사랑을 받을만한 존재가 아니다”는 생각이 우리를 슬프고 우울하게 만들고,
“시험에서 떨어지면 인생을 망치는 것이다”는 믿음이 우리를 불안하고 긴장하게 만들며,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우리를 반복해서 의심하고 경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견해는 이른바 “생각이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경구의 의미를 일깨운 것이고, 불교에서 논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상통하는 견해 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모든 심리적 문제의 이면에는 왜곡되고 역기능적인 생각과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것을 ‘인지매개가설’이라고 부릅니다.

4. 인지매개가설

인지매개가설을 사례를 통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가령, 당신이 저녁 6시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약속시간을 지키려고 부랴부랴 일을 마친 뒤에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여 살펴보니, 그 친구가 보낸 “나 오늘 약속 못 지킴”이라는 짧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실 것 같습니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분노’를 경험하실 것이고,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여 따지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시다구요? 혹시, 당신은 그 밖의 다른 반응을 보이실 것 같습니까?
그래요, 다른 반응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예컨대, 당신은 ‘불안’해지실 수도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걱정을 하실 수도 있다는 것이죠.
혹은 ‘다행스러움’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건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다를 수 있습니다.

자! 그런데, 왜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일까요?
동일한 사건이 벌어졌으니, 모든 사람의 반응이 동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바로 이 부분이 인지행동치료에서 강조하고 있는 핵심적인 포인트입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 사건에 부여한 개인적인 의미(personal meaning)가 사람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위의 예에서, ‘분노’를 경험한 사람은 아마도
“이 녀석이 나를 무시하네. 나를 하찮게 여기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안’을 경험한 사람은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큰 일이 벌어졌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품으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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