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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보존

'유태보존'이라는 말은 문학이론이나 심리학, 정신분석 같은 영역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과 같은 정신병리학적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인간들은 모두 유아기 상태를 유지하려는 욕망과 욕구를 견지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가진 양면성, 즉 독과 약의 이중적인 측면, 그리고 그것이 원래부터 기원했던 인간 존재의 본래 자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론인 것이지요. 제가 보기엔 피터팬 증후군과 같은 지극히 극단적인 병리현상을 제외하곤 독보다는 약으로서의 효과와 효능이 더 강하다고 여겨집니다.

'유태보존'은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유아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기를 원하는 인간 본연의 무의식적 욕망을 문학적으로 해석한 문예비평상의 용어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채,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꿈을 실현하는 인간 정신의 이상향인 피터팬 아시죠? 가장 생명력이 강한 그 시절의 몸과 마음을 영원히 지속시킨다는 것, 시간을 멈추고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모습으로 영원히 산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인간 본연의 욕망에 맞닿아 있는 것들이죠.

진화 생물학적인 입장에서도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종 가운데서 대략 십 수년 이상의 가장 긴 유아기를 보유한 인간종의 특성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대부분의 생물종들이 출생후 거의 하루만에 걷기 시작하는 것에 비하여 인간종은 혼자 힘으로 걷기 시작하는데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하며, 비정상적으로 긴 이 유아기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더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발달시켜 온 것은 유아기가 가진 강력한 잠재력 때문일 것입니다. 교육이론에서는 이것을 일러서 '가소성'이라고 부르며 교육을 위한 인간 성장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유태보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는,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유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길어지고 성년식의 의미나 시기 설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성인기 시작 시점이 지연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은 오히려 이와 정반대입니다. 아이들의 학업소요기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힘들어지면서 소위 '캥거루족'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현상이 만연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허약하고 종속적인 존재로 전락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이들의 시기를 잃어버린 탓입니다. 네버랜드에서 이탈한 피터팬이 금새 늙고 더 쉽사리 인간사의 욕심과 잡다한 일상사에 더 쉽게 매몰되어버리는 것처럼, 스스로의 고유한 성장기를 상실한 아이들이 온전한 성인이 될 충분한 기회와 여유를 박탈당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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