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 & 코칭

허위합의효과(False Consensus Effect)

우리는 사적인 자리에서 말다툼이나 논쟁을 하다가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확신할 때에 “길을 막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누가 옳다고 하는지······”라는 말을 한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이야 이 말을 별로 쓰지 않겠지만, 나이를 좀 먹은 사람들에겐 ‘길을 막고 물어본다’는 표현이 매우 익숙하다. 그런데 정말 길을 막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 제안을 한 사람의 주장이 옳다고 손을 들어줄까?

혹 “내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남들도 내 생각과 같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 이런 착각을 가리켜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심리학자들은 false-consensus effect라는 것을 내놓았다. 국내에선 ‘허위 합의 효과’, ‘합의 착각 효과’, ‘거짓 합치 효과’, ‘잘못된 합의 효과’, ‘거짓 동의 효과’, ‘허구적 일치성 효과’ 등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는데, 일단 여기선 ‘허위 합의 효과’로 부르기로 하자.

허위 합의 효과는 실제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의견에 동의할 것으로 오해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자 리 로스는 1977년 학생들에게 “샌드위치는 조스에서!”라고 쓰인 큼직한 간판을 샌드위치맨처럼 앞뒤에 걸치고 30분간 교정을 돌아다닐 수 있는지 묻는 ‘샌드위치 광고판 실험’을 했다. 조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의 품질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으니, 그것을 메고 다니는 학생들이 우습게 비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수락 여부에 관계없이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이 수락할 것인지 예측하도록 요청한 결과, 광고판을 걸고 돌아다닐 수 있다고 답한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도 약 60퍼센트가 수락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하지 않겠다고 답한 학생들은 평균 27퍼센트만 수락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어떤 이유로 실험을 수락하고 거부했든,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