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인의 외로움 인식 보고서: 한국에도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이 필요할까?
2018년 1월 영국 메이(Theresa May) 영국 총리는 트레이시 크라우치(Tracey Crouch) 체육 및 시민사회 장관을 외로움 문제를 담당할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으로 겸직 임명했다. 이에 인접한 유럽연합 주요국가에서 외로움 문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실태파악과 정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미 상당기간 외로움 문제에 대한 이슈화와 대비를 해온 미국에서는 본격적인 대응방안이 의제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언론들이 영국의 외로움 장관 임명 소식을 국내에 전했지만, 다수 언론은 해외 가십이나 단발성 보도로 다루었고 여론을 환기하는 차원 이상의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초당파적으로 대응하는 유럽의 주요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정치권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리서치 조사연구팀은 4월 정기조사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다.
한국리서치에서 4월 18-20일 실시한 만19세 이상 전국 1,000명 웹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서의 외로움 문제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7%가 최근 한달 간 “거의 항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고, 19%는 “자주” 느끼고 있다고 답해 4명 중 1명은 상시적인 외로움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나머지 51%도 “가끔”이지만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하다.
외로움 체감도에 있어 성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외로움을 체감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시적 (항상+자주)으로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20대의 40%(항상 7%+자주 33%)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29%(항상 11%+자주 8%), 40대가 24%(항상 6%+자주 19%), 50대가 20%(항상 7%+ 자주 13%)로 뒤를 이었고, 60대 이상에서는 17%(항상 4%+자주 13%)에 그쳤다.
또한 배우자의 유무, 가족구성은 외로움의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미혼자의 41%가 외로움을 빈번하게(항상 11%+자주 30%) 느낀다고 답했지만 사별/이혼자의 경우 35%(항상 14%+자주 21%),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18%(항상 4%+자주 14%)에 불과하다. 1인 가구에서 외로움을 빈번하게 느끼는 비율이 45%(항상 19%+자주 27%)나 되지만, 2인 가구 이상에서는 21%~24% 수준이다. 월 가구소득에 따라 외로움 체감도에 차이가 확인되는데 월 200만원 미만 층에서 빈번하게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39%(항상 16%+자주 23%)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소득층에서는 대체로 18%~24% 수준으로 비슷했다.
외로움의 폐해는 우선, 개인의 근심걱정과 사회병리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피폐화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외로움의 체험은 근심, 무력감, 짜증,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 보다 외로움이 행복감 저하와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외로움에 대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외로움을 완화시킬 요인들을 확인해본 결과 (1) 삶의 만족도(가정/친구동료 관계/건강/사회적 성공) (2) 동거가족과의 대면소통 (3) 오프라인 네트워킹 등이 외로움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온라인 소셜 네트워킹 참여 빈도가 높은 사람은 오히려 외로움 체감 빈도가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영국처럼 외로움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안은 어떨까? 한국 응답자의 40%가 한국도 영국처럼 정부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46%는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처럼 정부가 나설 일은 아니라고 답하여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영국 못지 않게 가족해체와 사회적 단절이 심화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과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한국사회에서 외로움에 대한실태 조사 및 대응방안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듯하다.
왜 영국은 외로움 장관을 임명했나?
英, 현대사회의 신종 전염병 외로움과의 싸움을 시작하다
2018년 1월 英,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 임명
올 1월 테리사 메이(Theresa May) 영국 총리는 트레이시 크라우치(Tracey Crouch) 체육 및 시민사회 장관을 외로움 문제를 담당할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으로 겸직 임명했다.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면서 현대 사회의 신종 전염병(rising epidemic)인의 고독이 이제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국가 의제로까지 부상하였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Murthy 2017; Yeginsu 2018).
임명된 외로움 장관 주도로,‘외로움’ 문제에 전념해온 조 콕스(Jo Cox) 노동당 하원의원이 2016년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와중에 극우주의자에 의해 살해된 이후 영국 정치권이 그녀의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 초당파적으로 구성된 “조 콕스 외로움 위원회(Jo Cox Commission on Loneliness)”의 정책 제안들 실천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과 외로움(loneliness)에 대한 (1) 객관적인 실태 조사(evidence-base)와 척도 구축(indicators of loneliness) (2) 펀드 조성 (3) 범 정부적 민관합동의 대응 전략(cross-government strategy)의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Prime Minister’s Office 2018/01/17).
영국 성인남녀 45%는 외로움 느껴, 20명 중의 1명(5%)은 “일상화된 외로움” 호소
그 결실로 4월 10일에는 외로움에 대한 실태조사(Community Life Survey 2016-2017)를 발표했다. 영국 16세 이상 인구 중 45%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45% 중에서 5%는 외로움을 “항상/자주(always/often)”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16%는 “때때로(sometimes)”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해 전체 국민의 21%는 적지 않은 외로움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24%는 “가끔(occasionally)” 느낀다는 응답은 24%였다. 반면 외로움을 “거의 느끼지 않거나 전혀 느끼지 않는다(hardly ever 32%+never 23%)”는 응답자가 55%였다.
한국은 얼마나 외로운 나라인가?
EU 외로움에 대응 본격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개인의 건강과 인간 수명 및 사회, 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에 대해 “상당한 연구가 축적(well established)되어 있는 미국은 물론, 유럽의 선진국들에서 정치권, 정부, 사회 차원의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영국처럼 고령화와 고립화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독일에서도 보건부 산하(Health Ministry)에 외로움 담당자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 하면 사회 민주당과 보수 블럭 간의 연정회담 (coalition talks)의 의제로 부상했다. 그 외에도 영국의 외로움 장관 임명은 스위스, 스웨덴 등 주변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외로움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 필요성을 확산시키고 있다(Brody 2017; Khullar 2016; Noack 2018).
사회적 고립 심각한 한국, 강 건너 불구경?
그러나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있는 한국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5년 주기로 3-4%p씩 증가하여 1990년 9.0%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2000년에는 15.5%, 2015년에는 27.2%까지 상승했다. 1인당 평균 가구원 수는 1990년 3.8명에서 2000년 3.1명, 2015년에는 2.5명으로 급감하고 있는 것이 한국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언론들이 영국의 외로움 장관 임명 소식을 국내에 전했지만, 다수 언론은 해외 가십이나 단발성 보도로 다루었고, 한국에서도 논의의 필요성을 당위적으로 주장하는 이상의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초당파적으로 대응하는 유럽의 주요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정치권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인은 얼마나 외로움을 느끼나?
“일상화(항상 +자주)” 26%, “가끔” 느낀다” 51%, “느끼지 않는다” 23%
한국리서치에서 4월 18-20일 실시한 만19세 이상 전국 1,000명 웹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서의 외로움 문제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7%가 최근 한달 간 “거의 항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고, 19%는 “자주” 느끼고 있다고 답해 4명 중 1명은 상시적인 외로움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나머지 51%도 “가끔”이지만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하다.
누가 외로운가?
젊은 세대 일수록 고독 심각
성별 차이는 없어
영국에서는 여성이 더 고독
영국조사에서는 외로움 체감도에 있어 성별 차이가 뚜렷했지만, 한국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영국 조사결과 마찬가지로 세대별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외로움을 체감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2018). 상시적(항상+자주)으로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20대의 40%가 외로움을 느낀다(항상 7%+자주 33%)고 답해 가장 높았다. 30대가 29%(항상 11%+자주 8%), 40대가 24%(항상 6%+자주 19%), 50대가 20%(항상 7%+ 자주 13%)로 뒤를 이었고, 60대 이상에서는 17%(항상 4%+자주 13%)에 그쳤다.
미혼 및 사별/이혼자, 1인 가구에서 고독 심각
또한 배우자의 유무, 가족구성은 외로움의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미혼자, 배우자와 이혼 및 별거, 사별한 사람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외로움의 체감빈도가 높았던 것처럼 이번 조사에서도 미혼자, 사별/이혼한 사람들이 외로움을 체감하는 비율이 높다. 미혼자의 41%가 외로움을 빈번하게(항상 11%+자주 30%) 느낀다고 답했지만 사별/이혼자의 경우 35%(항상 14%+자주 21%),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18%(항상 4%+자주 14%)에 불과하다.
또한 1인 가구 구성원이 외로움을 빈번하게 느끼는 비율이 45%(항상 19%+자주 27%)나 되지만, 2인 가구 이상에서는 21%~24% 수준이다. 청년층에서의 1인 분거가구가 증가하고, 미혼 및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젊은 층에서 외로움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셈이다.
소득도 영향
200만원 미만 외로움 빈도 가장 높고, 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외로움 벗어날 확률 높아
월 가구소득에 따라 외로움 체감도에 차이가 확인된다. 월 200만원 미만 층에서 빈번하게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39%(항상 16%+자주 23%)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소득층에서는 대체로 18%~24% 수준으로 비슷했다. 그러나 소득이 높아질수록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가끔 느낀다는 응답이 감소하는 온도차이가 확인된다.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이 200만원 미만 층에서는 11%에 불과하지만, 200~500만원 층에서는 18~26% 수준으로 늘어나고, 500만원을 넘어선 가구 구성원에서는 31~33%로 증가한다. 혼인과 가구 규모가 소득수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외로움이 위험한 이유
① 부정적인 정서 유발
“외로움” 빈번할수록 “걱정-무력감-짜증-분노” 잦아
외로움 일상화(항상+자주)된 사람, 걱정•무력감•짜증•분노 4~5배 높아
이번 조사에서는 외로움의 체험빈도를 상대적으로 비교해보기 위해 “걱정”, “무력감”, “짜증”,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negative feelings) 및 “행복감(happiness)”을 함께 조사하였다. 외로움의 폐해는 우선, 개인의 근심걱정과 사회병리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피폐화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외로움 체감도에 따라 다른 부정적인 정서를 ‘상시적으로 느끼는 비율
(항상+자주)’을 비교해보자. 외로움을 거의 항상 느끼는 사람들은 가끔 느끼거나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걱정”, “무력감”, “짜증”, “분노” 등을 상시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비율이 4-5배 높게 나타난다.
② 행복감 잠식
주관적 웰빙 악화 요인
외로움 대비 행복 체감도
“상시 체감자” 18~26%, “간헐적 체감자” 48%, “못 느끼는 사람” 68%가 행복체감
반대로 외로움은 행복도를 크게 잠식하는 요인이다. ‘외로움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집단에서는 행복 체감비율(항상+자주)이 68%였지만, ‘외로움을 가끔 느낀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48%로 낮아진다.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층에서는 26%, ‘거의 항상 느낀다’는 응답층에서는 18%만이 행복감을 항상 또는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외로움 체감도와 행복의 체감도는 뚜렷하게 반비례 관계임을 보여준다.
외로움, 행복감에 가장 부정적
행복감 약화: 외로움 > 무력감 > 걱정 > 분노 > 짜증 순
특히 외로움은 여타의 부정적인 감정들보다도 낮은 행복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로움, 걱정, 무력감, 짜증, 분노의 부정적인 감정들 중 어떤 요인이 행복감을 저하시키는데 더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기 위해 각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응답과 행복 체감도의 응답들 사이의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를 구해보았다. 상관계수의 부호가 (+)는 한 변수가 증가할수록 나머지 변수도 증가하는 양의 상관
관계, (-)는 한 변수가 증가할수록 나머지 변수는 감소하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상관계수는 -1부터 +1까지의 값으로 산출되는 데 절대값이 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 약하고, 절대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상관관계임을 보여준다.
상관계수 부호를 보면 5대 부정적인 정서 공히 (-)로서 행복감과 반비례 관계가 있다. 그 중에서 도 외로움의 상관계수의 절대값이 가장 높아(-0.352)로서 다른 부정적인 정서에 비해 낮은 행복감과 보다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5개 상관계수 공히 95%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함).
외로움의 솔루션 찾기
① 삶의 만족도
관계(가정, 친구/동료) 만족도 중요, 건강과 사회적 성공도 중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외로움은 가정, 친구/동료와 같은 관계적 요인과 건강상태, 사회적 성공 여부 등에 영향을 받는다. 가정생활에 불만인 응답층에서는 외로움을 느낀다(항상+자주)는 응답이 47%인 반면, 만족하는 응답층에서는 14%로 낮았다. 또한 외로움을 빈번하게 느끼는 비율이 친구동료 관계에 불만인 사람들 중에서 43%, 만족하는 집단에서는 17%로 격차가 크다. 본인 건강에 불만인 집단에서 외로움 체감도가 35%, 건강상태에 만족하는 경우에는 16%였고, 사회적 성공여부에 불만인 집단에서 31%, 만족인 집단에서 13%로 크게 대비된다. 결국 외로움의 극복은 가족 및 사회로부터의 단절에서 탈피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② 대면소통 강화
동거 가족 간 대면 소통 (face-to-face), 외로움 완화에 효과적
당연한 얘기일 수 있으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탈피하는 데 단기적으로 혼인을 통한 배우자 비율을 늘리거나 취업이나 학업 등으로 인한 분거 가족이 늘고 있는 조건에서 과거와 같은 대가족으로의 회귀는 쉽지 않다. 조사결과를 보면 동거가족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가족간 대면 소통이 외로움을 완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동거하는 가족이라도 직접 대면소통 빈도가 적으면 외로움에 대한 노출 강도가 커짐을 알 수 있다.
동거하는 가족구성원 간에 대면대화 빈도가 일주일에 한번 이하로 대화하는 가정의 39%, 일주일에 2-3회인 가정의 30%가 잦은 외로움의 빈도가 높았다. 하루에 한번 꼴로 자주 얼굴을 마주하는 가정에서는 외로움 체감 비율이 20%으로 크게 낮아진다. 한편, 비 동거 가정에서는 주로 전화통화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통화회수에 따라 느끼는 외로움 체감도의 차이는 크지 않다. 직접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③ 오프라인 네트워킹
취미/문화 모임, 종교단체, 동창회 순기능
오프라인에서의 네트워킹도 외로움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취미/문화 모임이나 종교단체 같은 자발적 네트워크, 동창회 같은 연고 네트워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에 비해 참여도가 낮거나 소속단체가 없는 경우 외로움의 강도가 높아진다. 다만, 마을공동체나 시민단체의 경우, 참여자와 비참여자 간 외로움 체감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아 이들 조직은 사회적 고립해소에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시민단체/SNS 네트워킹은 한계
각종 SNS나 인터넷 동호회 등 온라인 네트워킹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온라인 네트워킹에 적극적일수록 외로움 체감도가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NS나 인터넷 동호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35%가 외로움을 실감한다고 답했지만, 참여하지 않거나 소속 단체가 없다는 층에서는 23~24% 수준에 그친다. 온라인 소통의 한계를 짐작케 하는 결과이다.
④ 외로움 장관 신설?
정부 차원의 외로움 대응에 찬반 엇갈려
찬성 40% vs. 반대 46%
영국처럼 외로움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안은 어떨까? 한국 응답자의 40%가 한국도 영국처럼 정부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46%는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처럼 정부가 나설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외로움에 대해 정부가 대응한다는 발상 자체가 낯선 것임을 감안하면 찬성 40%의 수치를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의 외로움 대응이 만병통치약일 리도 만무하다.
외로움 장관의 신설 여부 보다 중요한 것은 외로움에 대한 인식전환과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영국 못지 않게 가족해체와 사회적 단절이 심화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과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한국사회이며, 이번 조사 결과 외로움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외로움이 개인적, 사회적 웰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번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담당자: 정한울 여론분석 전문위원
전화: 02-3014-1057
e-mail: hw.jeong@hrc.co.kr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7년 12월 기준 약 40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8년 1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메일발송 8,113명, 메일오픈 1,400명, 조사완료 1,000명 (발송대비 12.3%, 오픈대비 71.4%, 참여대비 84.4%)
- 조사일시: 2018년 4월 18일 ~ 4월 20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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