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전문가, 전문가인 척 하지만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을 흔히 ‘딜레탕트(dilettante)’라고 부른다. ‘즐긴다’는 뜻의 이탈리아 말 ‘딜레타레(dilettare)’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아마추어’라는 말과 상통한다. 원래는 나쁜 뜻의 용어는 아니었다. 당초에는 ‘직업적으로 교육받지 않은 예술가나 예술 애호가’를 의미했다. 그러다 19세기 중반부터 재능이 부족하거나 얕은 지식을 가진 전문가라는 뜻으로 변했다.
유럽에서 이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사람은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였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끝까지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그의 외교를 ‘딜레탕티즘’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베스트셀러 ‘로마인 이야기’를 쓴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딜레탕트라는 용어를 선한 의미로 돌려놓은 경우다. 그는 스스로를 딜레탕트라고 말했다. 자신은 역사가가 아니라 역사소설가라며 스스로를 낮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딜레탕트라는 용어는 얼치기 전문가를 비꼬는 말인 동시에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폭 넓은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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