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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 연구 (Nun Study)


보통 수녀와 수도사들의 평균수명은 더 길다. 50대부터 90대까지의 벨기에 인들을 상대로, 이들 종교인들과 일반인들의 생존곡선을 15년간 비교해 보았다. 수녀는 평균 여성들에 비해, 수도사는 평균 남성들에 비해, 훨씬 더 오른쪽으로 가 있다. 더 오래 산다는 얘기다.

이런 수녀님들을 대상으로 치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미국 노화연구소와 미네소타 대학이 노틀담수녀원에 지내는 75세부터 106세의 678명의 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1986년부터 추적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여러 논문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데, 같은 조건에서 사는 사람들이라 여러 변수를 통제할 수 있어서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주요한 발견들은 이렇다.
사망한 수녀들의 뇌를 해부해 보니, 뇌혈관의 경색 부위가 있었던 수녀들이 생전에 치매를 앓는 경우가 더 많았다.(Snowdon, Greiner et al. 1997)  1997년의 첫 발표다. 그 전까지 정신만의 문제로 이해했던 치매가 실제 뇌의 물리적 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처음 보고된 것이다. 이후 치매 라는 정신적 문제와 뇌 라는 물리적 실체의 관련에 대한 연구가 급물쌀을 탔다.

네비게이션이 없을 때, 런던 택시운전사의 면허따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하고, 그래서 연봉도 높았다고 한다. 런던 곳곳의 골목길과 간판을 다 외워야 시험에 통과했다고 한다. 이들의 뇌를 늘 정해진 코스로 운전하는 버스기사들의 뇌와 비교했다. 그랬더니  이 택시운전사들의 해마의 크기가 더 컸다. 해마는 주로 장기기억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후천적 자극에 의해 뇌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연구는, 미세한 신경세포망인 시냅스 역시 사람마다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뉴런의 연결망도 더 많이 소실되어 있었다..(Bigio, Hynan et al. 2002) 쓰는 뉴런은 시냅스라는 연결망을 만들고, 안쓰면 시냅스는 사라진다. 우리가 늘 느끼는 것이다. 자주 떠올리는 기억만 오래 남는다. 이를 물리적으로 뇌가 유지된다는 의미로, 뇌보존(brain reserve) 라고 이름 붙였다. 또 단단한 두개골에 잘 보호되며, 신비의 영역인 정신을 다룬다는 뇌가 실제론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는 의미로, 뇌 가소성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뇌도 성형가능하고( brain plasticity), 누구든 노력하면 뇌섹남 뇌섹녀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건강수명을 연장한다

그런데, 수녀연구는 또 뇌의 물리적 변성 정도와 치매의 정도가 꼭 일치하지 만은 않는다는 것도보여준다. 비슷한 정도로 뇌가 위축되어 있거나 경색이 있었다 하더라도, 실제 인지기능에서는  차이가 컸다. 예를 들어 스스로 쓰게 한 자서전을 훨씬 더 다양한 언어와 문장을 구사해서 긍정적으로 쓴 사람이 훨씬 더 오랫동안 인지기능을 잘 유지하고 오래살았다.(Danner, Snowdon et al. 2001) . 사람들의 주관적 정신이 뇌의 물리적 장애에 어느 정도의 저항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후 학자들은 이 현상을 인지기능보존능력(cognitive reserve) 란 말을 붙였다.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나의 주관적 노력과 상상과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가. 정신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나이든 사람들은 스스로도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도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오래산다.(Jopp, Park et al. 2016)
그래서 늘 공부해야 한다.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녀들이 더 오래 살고 더 오랫동안 신체기능을 유지한다. (Snowdon, Ostwald et al. 1989) 이 결과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교육이란, 공부란, 이 세계에 대해 자기 나름의 시선을 가지고 내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순간이고 과정이다. 21세기의 중년들에게 20세기에 배운 교육은 별 의미를 주지 못한다. 늘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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