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모르면서도 확실히 안다고 착각한 것들이다."(마크 트웨인)
인간의 심리에 대해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에는 편견이나 고정관념, 착각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심리학 연구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상식과 다른 내용들이 제법 있다.
술의 힘을 빌리지 마라
알코올은 흥분제일까 이완제일까?
12월은 송년회 시즌이다. 예전에 비해 많이 축소되고 간소화되었지만 올해는 지난 코로나19 기간보다는 송년회 약속들이 적잖이 만들어지고 있다. 송년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이고, 알코올이 없는 송년회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좋은 자리에서 알코올은 종종 불미스러운 일을 야기한다. 술을 마시고 평소와 다른 언행을 하고 실수를 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알코올이 흥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과연 알코올은 흥분제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알코올은 흥분제가 아니라, 억제력을 저하시키는 이완제로 작용한다. 알코올은 사람들의 자제력을 감소시키고 보통 때보다 덜 조심하도록 만든다. 그 결과 알코올은 통상적인 정보처리와 행동 패턴을 방해한다. 과도한 음주 후 폭력이나 성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왜냐하면 알코올의 효과 중의 하나는 공격적 행동을 자제하는 정상적 능력이 없어지는 점이고, 자제력을 약화시켜 부정적 결과들에 대한 처벌을 걱정하지 않게 한다.
알코올은 당장 자신에게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상, 즉 알코올 근시(近視)를 야기한다. 알코올은 우리의 정서적·정신적 시야를 좁힌다. 따라서 송년회에서 불편한 결과를 야기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의 자제력을 약화시키는 알코올을 적절한 수준에서 자제해야 한다. 또한 불편한 얘기일수록 술의 힘을 빌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상대방의 반응에 부적절한 대처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 과연 그럴까?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안내문을 많이 본다. 연구에 따르면 운전하면서 휴대전화 통화는 심각한 위험을 유발한다. 주로 집중력 저하에 따른 부주의 때문인데, 2초만 부주의하면 사고 위험이 2배로 증가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운전과 휴대전화 통화를 동시에 잘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MIT 신경과학자 얼 밀러(Earl Miller)는 "멀티태스킹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유는 멀티태스킹을 하면 실수가 더 잦고 창의력과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인간의 인지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모든 일을 동시에 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지만,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이 최선일 때도 있다.
인간은 자신의 주의(attention)를 두 가지의 의식적 활동으로 분산시킬 수 없다. 멀티태스킹이라고 해서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과제의 교체(태스크 스위칭)가 이뤄지는 것이고, 동시에 여러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주의가 매우 빠르게 전환되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에서 두뇌의 가동속도는 그만큼 떨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지식근로자의 시간을 두 가지 이상의 작업에 시간 분할하여 배정할 경우 그 손실이 적어도 15%는 발생한다고 한다. 멀티태스킹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손'이 아니라 '두뇌'다. 멀티태스킹은 망각을 재촉하는 지름길이다. 한 번에 한 가지씩, 우리의 집중력과 성과를 위한 비결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기억은 동영상 vs 스냅사진
인간은 학습과 경험의 산물이다. 인간은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것을 알지 못하는 존재고, 인간의 경험은 기억의 형태로 저장된다. 그런데 그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역시 우리의 통념과는 차이가 있다.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간 적이 여러 번 있다. 그중에서 가장 최악은 2007년 7월 여름휴가였다. 태풍 끝자락에 걸려 오전 8시 비행기를 오후 6시에 탑승했고, 바닷가 물놀이를 전혀 못 했고, 마지막 날 공항에서 렌터카를 반납하는데 타이어 펑크로 6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나중에 뉴스에서 보니 렌터카 반납 시 고객 모르게 바람을 빼고 타이어 교체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휴가였다. 가장 좋았던 부분도 꼽을 게 없었고, 마무리는 최악이었다. 반면 2019년 1월 제주도 여행은 정반대였다. 여유로운 일정 속에서 폭설로 뒤덮인 한라산 숲길 산책, 갤러리와 카페에서의 아늑하고 편안한 휴식, 그리고 마지막 날 저녁의 방어회 정식은 큰 만족감을 주었다. 인상에 남을 만한 좋은 경험이 있었고 마무리도 훌륭했다.
우리의 기억은 모든 사건들과 시간들을 동등하게 저장하지 않는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경험을 기억하고 판단하는 몇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 전체 경험의 즐거움(혹은 불쾌함)에 대한 판단은 개별 경험들의 단순한 합(合)이 아니라, 사건을 경험하면서 느낀 즐거움(혹은 불쾌함)의 절정(peak) 상태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피크 경험이 중요하다. 둘째, 사건의 말미(end)에 느낀 정서가 경험 전체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끝날 때의 경험이 중요하다. 셋째, 유쾌·불쾌의 정서를 경험하는 시간의 길이는 사건에 대한 평가와 별 상관이 없었다. 그게 1시간이든 10시간이든, 2박3일이든 5박6일이든, 시간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사건의 절정 상태와 마지막 순간의 경험의 질에 의해서 전체 사건을 평가하며, 그 경험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는 무시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은 가장 강렬한 고통이나 쾌락의 절정과 그것이 끝날 때의 느낌을 반영하게끔 진화했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기억은 영화가 아니라 사진이다.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절정과 마지막 순간이다. 이 규칙(peak-end rule)에 따르자면, 훗날 2023년에 대한 기억은 크게 두 가지, 절정 경험과 연말 경험으로 추억될 가능성이 높다. 올 한 해 당신의 절정 사건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12월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있는가?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가?
[최윤식 트라이씨 심리경영연구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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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문의 : 010-8949-4937
이메일 : limcd2002@naver.com
강사소개
상담학박사, 숲생태심리학자, 스토리 마이너, 국가기술자격(수목치료기술자, 조경기능사, 이용사), 숲해설가, 숲사랑지도원, 식물보호산업기사(2차 진행중), 직업상담사(2차 진행중), 도시농업관리사,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1급), 요양보호사(1급), 바리스타, 부동산공경매사, 청소년지도사, 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한국어교원, 긍정심리학전문강사, 재무설계사(AFPK),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여신심사역, 신용관리사(국가공인), 경영지도사(마케팅), TOEIC 885점, 평생교육사, 창업지도사(삼일회계법인),매일경제, 동아일보 등 200여 편 기고, 저서(SNS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성공을 부르는 SNS 마케팅, 단 하나의 질문,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팬데믹 시대, 멈춰진 시간들의 의미)등
강의분야
경영학개론/조직심리학/심리학개론/마케팅원론/ 소비자행동론/귀농귀촌의 이해/농업법률/실전 농지 & 농가 구입 실패 사례/ 로컬푸드와 생명으로 돌아가기/숲치유/산림치유/ 농촌관광/MZ세대 슬기로운 직장생활/은퇴 후 자아 통합감 찾기/퍼스널 브랜딩/브랜드 정체성과 조직시민행동/협동조합 이해와 정체성/사회적 경제의 이해/청소년 진로탐색/앱을 활용한 스마트 워킹/SNS 홍보 마케팅/바로 써먹는 심리학/ 노인심리상담의 이해/부동산 재테크(실천)/부동산 공경매/ 농업세무/재무설계/공무원 및 일반인 은퇴설계/써드 에이지 노후 준비/재미있는 나무 이야기/숲해설 기법/화가 고흐 인문학/식탁위의 인문학/음식과건강/숲해설 방법 등
강사약력
농식품부 귀농귀촌전문강사, 농식품교육문화정보원 영농네비게이터, 의왕시 바르게살기협의회 부회장, 現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연구교수, 現 강원종합뉴스 논설위원,現 한국키르기스스탄 협력위원회 농림분과 위원장 등
출처: https://nonghyup1004.tistory.com/entry/플라톤-행복의-조건-5가지 [숲 위의 인문학: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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