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8월 5일 미국 몬테나주 중부 산악지대에 있는 만굴치 협곡 아래쪽에서 평범해 보이는 산불이 발생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산림소방대 대장인 닷지(Dodge)와 대원들이 투입되었다. 정상에서 헬기로 투입되어 아래쪽으로 내려가던 대원들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 순간 대장이었던 닷지는 오랫동안 인디언으로부터 학습되어온 불을 피하는 방법(escape fire)을 생각했고 주변에 불을 놓았다. 그리고 대원들로 하여금 그 불탄 곳으로 들어가 엎드릴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말을 따르지 않았고 13명의 대원들은 산등성이 쪽으로 달렸으나 이튿날 13명의 대원들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위기에는 천재지변 등과 같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적 위기’가 있다. 대응하기 어렵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정기적인 연습과 실습을 반복한다.
평상시에 위기상황을 가정하고 많은 대응 전략을 수립하지만 돌발적인 상황과 맞닥뜨려지는 상황에서는 매뉴얼화된 원칙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또 상명하달식의 위기 대응 방법은 닷지라는 대장의 명령체계가 없어진 상황에서 전문대원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자율성 제한으로 인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굴치 산불 사건은 우리가 평상시 대비하던 훈련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은 물론 효과적인 위기대응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리더의 명령은 조직의 운명을 가르는 분기점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임창덕·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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