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stocracy to Meritocracy 엘리트 세습
Aristocracy to Meritocracy

(펌글)최근 Meritocracy trap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빈부격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원인을 아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작가는 Danel Markovits로 예일 법대 교수인데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원인이 과거에는 자본의 대물림이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더 이상 부의 대물림이 아닌 능력의 차이를 인정해 주는 Meritocary; 능력주의 사회에서 온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금수저다 은수저다 말이 많지만 생각해 보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사실 상위권에 분포하는 사람들은 다 자신의 능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등은 자신들의 지적 능력, 리더십을 베이스로 부를 창출했다. 과거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공장을 세우고 그 공장을 중심으로 중산층들이 임금을 받으며 작은 사회가 유지되었지만, 지금은 쉽게 말하면 똑똑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을 고용하고 그 똑똑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고(실리콘밸리, 월가.. ect) 똑똑한 사람끼리 대화하며 점점 사회적인 격차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능력 주위의 사회에 살다 보니 그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갭이 더 커진 것이다.
흥미로웠던 관점이 하나 더 있는데, 과거에 비해 현대사회에서 더욱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분노가 더 커졌는가...에 대한 해석이다. 작가는 과거의 빈부격차는 빈민층, 중산층, 부자의 어느 정도 차이가 유지되며 빈민층의 아우성이 문제가 됐다면, 지금은 국가 부양책 등을 통해 빈곤이 해결되며 심각한 수준의 빈민은 줄어들었고, 그 사이 상위층과 중산층의 격차는 능력주의 사회에서 심각하게 벌어져 버린 것이다. 그 말은 곧, 빈민층과 중산층의 갭이 줄어듦을 말하고, 거기에서부터 중산층의 불안과 분노가 발화되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좀 슬펐고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과연 능력 주위 사회의 최상위 엘리트들은 행복한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과거 부의 대물림이 단순히 소유하고 있던 땅, 가업 등이었을 때는 공장은 나 없이 돌아가고, 땅은 가만히 둬도 가격이 올라가서 유산을 받은 부자들은 나가서 놀아도 부가 쌓였다. 하지만 능력주의 사회에서의 유산은 더 이상 단순히 돈이 아니다. 조기교육과 질 높은 값비싼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나'자신이 바로 유산이 돼 버린 것이다. 나의 능력이 부를 창출해야하기 때문에 공장이 일했던 만큼 지금은 내가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유산이 나를 만드는데 들어갔기 때문에 난 더 이상 내가 원하는 직업이 아닌 투자를 받은 만큼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쉽게 말해 돈이 되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Aristocracy 사회에서는 어차피 왕이 되거나 영주가 되는 건 불가능하니 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으면 학교 선생님을 하고, 은행원이 되고 싶음 은행원을 하면 됐다. 하지만 Meritocracy 사회에서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직업 간 임금격차가 너무 심화되어 엘리트들이 더 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돼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