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1번째 기고문]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드는 고민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용 안정을 위해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법이 젊은이들의 취업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 내용을 많이 접한다.
아버지와 자식이 일자리로 경쟁해야 하는 것과 같이 신·구 세대 간에 벌어질 일자리 경쟁의 신호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주위를 보면 벌써 이러한 경쟁이 이미 일반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유소의 경우 예전에는 은퇴하신 분들이 많았었다. 그러다가 젊은이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급여 수준을 기꺼이 수용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면 주유소 입장에서는 젊은이들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이보다 급여 수준이 조금 높은 일자리는 어떨까. 외국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은퇴자 입장에서는 세대 간 경쟁에서 '국적 간 경쟁'을 감내해야 한다. 은퇴시장에는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진입하고 있다. IMF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많이 듣던 기업의 혁신(re-structuring)이라는 말을 넘어 우리 스스로의 삶을 재설계해야 하는 리엔지니어링(self re-engineering)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다빈치 연구소 토머스 프레이 소장은 "오는 2030년이면 현존하는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고, 인공지능 기계장치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20억 개의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결국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부족을 뜻하는 제3의 실업 파도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에서는 일자리는 줄어도 일거리는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기도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발달로 출퇴근 때 대규모 인원이 직장 문을 들어서고 나오는 모습은 없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그만큼 고용되는 인원이 적어진다. 경제학자인 케인즈는 기술혁신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속도를 새로운 노동이 필요한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실업이 확대된다고 보았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노동력을 절감하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것보다 노동자를 다시 고용하는 것이 더 저렴해지는 시점까지는 적절히 임금을 억제하며 실업이 증가하게 마련이라고 봤다.
앞서 말한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 연구소 소장은 "10년 후 일자리 60%는 아직 탄생하지도 않았다"라고 했지만 그 일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우리가 앞날의 트렌드를 정확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삶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요즘은 공유 시대라서 집 뿐 아니라 자동차도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일자리도 공유하는 시대에 접어들 것이다.
한 사람이 한 직업을 갖던 시대에서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시대에 접어들면 일자리가 더 부족해질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핵심 분야만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 분야는 아웃소싱하거나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추세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시대 노동이 상품화됐다고 하는데 이제는 노동이 브랜드화 되는 느낌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미래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예측들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