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자적 계급과 대자적 계급
계급의식을 설명하는 이론을 보면, ‘즉자적 계급’과 ‘대자적 계급’이란 말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노동자라고 다 같은 계급이 아니다. 즉자적 계급은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 불평불만의 느낌과 생각을 가진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사회와 경제의 구조적 모순에 무지하다. 사회경제적 이익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마당인 정치에 대한 통찰력도 부족하다. 한국적 맥락에서 보자면 이들은 정보를 주로 얻는 주류 언론의 우익적 논리에 따라 노동조합운동에도 부정적이다. 자신과 동일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조직을 만들지도 못하고 이를 통해 ‘저소득·저학력’의 계급 구조를 지속시키는 기득권층에 도전하려는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 이들은 동질적 문화를 갖고 있지 않으며 기득권 문화의 부산물에 의존해 파편화된 존재다.

반대로 대자적 계급은 불평불만의 느낌과 생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만들어내는 사회와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학습하고 분석한다. 정치는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사회경제적 이익이 대립하고 갈등하는 마당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주류 언론과 기성 정당이 퍼트리는 이데올로기를 넘어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이 제공하는 정보에도 정기적으로 노출된다. 나아가 자신과 동일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조직을 만들고, 이를 통해 기득권층에 도전하는 행위를 직간접으로 경험한다. 특히 기득권층의 상업주의 문화에 포섭되지 않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자생적 문화를 가지려 노력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