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센터, 운영 투명성 확보와 효율적 운영을 고민할 때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주성과 자발성으로 보수 없이 참여하여 돕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19조에 근거하여 각 시군, 광역시도에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운영지침에는 자원봉사센터의 운영 원칙으로, 민간 주도성, 주민 주도성의 원칙 외에도 정치활동, 영리활동, 특정 종교 활동 등에 이용되지 않는 중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자본주의 세상이지만 사회가 따뜻한 이유는 보이지 않은 자원봉사자의 기여도 때문일 것이다. 알아주지 않더라도 제 위치에서 한결 같이 헌신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걸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활동을 기리기 위해 매년 11월 5일을 자원봉사 관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참여와 헌신을 기리는 국제자원봉사관리자의 날로, 매년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유엔이 정한 국제 자원봉사자의 날(International Volunteer Day)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순수해야 할 자원봉사의 취지와는 달리 자원봉사센터는 퇴직 공무원이나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 앞으로 선거에 도움이 될 행사를 주관하고 자연스럽게 얼굴을 내비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원봉사센터장 등의 채용 과정에서 자격 미달인 자를 채용하거나 사전에 내정하고 형식만 공개채용 절차를 밟는 등 채용 비리에 대한 언론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이 시점에 자원봉사센터 채용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면접위원 구성이 순수한지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도자원봉사센터장으로부터 “도청 특보로부터 센터장 제안을 미리 받았고, 사전에 검증을 거쳤다"라는 얘기를 직접 들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시한 '공직유관단체 청렴도 평가 '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버젓이 언론 기사가 났다.
채용 시 투명하고 공정한 센터장 채용 과정을 위해 관련 절차는 공개해야 하고, 인사위원회는 5인 이상으로 하되 외부위원을 3인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으나, 인사위원회 구성이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하면 어찌할 방법이 없다.
자원봉사센터의 문제점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시행령」 제14조에서는 자원봉사센터장 채용 자격을 대학교의 자원봉사 관련 학과에서 조교수 이상의 직에 3년 이상 재직한 자, 자원봉사단체ᐧ자원봉사센터 또는 사회복지기관ᐧ시설ᐧ학교ᐧ기업에서 자원봉사 관리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5급 이상 퇴직공무원으로서 자원봉사 업무 또는 사회복지 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조건이 특정 인물을 채용하는데,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자원봉사센터의 문제점은 운영 방법과 인력 운영에서도 찾을 수 있다. 먼저 운영 방법과 관련하여, 자원봉사센터의 자생력을 갖추고 자원봉사 의미에 맞게 운영하려면 관내 기업 등에서 지정기탁금을 유치해서 사업을 해야 하는 게 자원봉사센터 취지에 맞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거나 예산을 관리하는 시도금고를 운영하는 은행 등에서 관례적으로 납부한 기부금을 활용해 사업을 한다. 그나마 배정 예산이 효율적이고 제대로 사용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도자원봉사센터에서 보내준 「광역시도 자원봉사센터 현황」(2024년 기준)상 각 센터의 운영 현황을 보면 개선할 점이 많다고 판단된다.
주)도자원봉사센터 작성 자료 재구성
주요 자원봉사센터의 사업예산(경상적 경비(인건비와 운영비)와 사업비) 중에서 실질적으로 목적사업에 쓰이는 사업비 비중은 ▲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50.3%, ▲ 부산 37.6%, ▲ 대구 19.9%, ▲ 대전 25.6%, ▲ 세종 18.2%, ▲ 경남 15.9%, ▲ 제주 18.2% 등이다. 대부분 사업 예산이 인건비나 운영경비로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1365 자원봉사포털의 봉사시간 등록과 자원봉사자 할인점 가맹점 확대 등의 정책은 인지평가이론(Cognitive Evaluation Theory)에서 알 수 있듯이 자발적 동기로 봉사활동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어 이 또한 고려하며 운영돼야 한다.
한편 국내 자원봉사센터 조직을 보면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등 조직이 복잡하고, 자원봉사관리자라는 자격증 사업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른 일반 협회의 자격증 과정 운영은 교육비와 자격증 발급비를 위한 경우가 많은데, 자원봉사센터 관련 조직도 그것을 답습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자원봉사센터마다 개최하는 행사도 많다. 가끔 자원봉사관련 국제행사도 개최된다.
이러한 자원봉사 관련 정기적, 비정기적 행사를 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러한 비용은 쓰고 없어지는 말 그대로 비용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이 보여주기식, 행사를 위한 행사, 정치적인 목적 등으로 의미 없이 낭비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최근 개최된 도자원봉사대축제를 보면 유명 가수 초청비, 대관료(500만원 이상 소요), 행사 진행 용역업체 비용 등을 감안하면 어림잡아 수천 만원은 족히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 지역 관계자들이 이동하는 시간, 비용을 따지면 과연 무엇을 위해 행사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런 행사가 각 지역뿐만 아니라 도 단위 행사, 전국 단위 행사로 매년 개최돼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자원봉사관리자 격려와 예우, 자원봉사문화 확산이라는 취지도 이해되지만, 무슨 지속 가능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제언
다음으로 자원봉사센터 인적 자원 관리와 관련해서는 임직원의 마케팅 역량을 키워야 한다. 대부분 자원봉사센터는 사회복지학 전공자, 자원봉사기관 근무 경력 등을 입사 지원 요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편적인 조건은 그 사람의 역량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전공자가 조직에 스며들어야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경제학 용어로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이 있다. 늘어난 인력만큼 업무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불필요한 일을 늘어나서 결국은 또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한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원봉사센터는 지자체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할 게 하니라 기업체로부터 기부금을 유치하는 등 발로 뛰는 각고의 노력을 발휘해야 한다. 마냥 예산으로만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의회를 대상으로 로비하면 예산이 늘고, 아니면 줄어드는 기 현상도 벌어진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2025년 예산이 지난해 대비 줄어든 것에 대해 사전에 의회에 적극 필요성을 알리라는 모 의원의 충고도 있었다. 그리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다양성과 공정성, 포용성을 바탕으로 자원봉사 관리의 원칙을 지켜나간다는 대한민국자원봉사센터대회 선언문처럼 대다수 자원봉사자의 순수성이 훼손되지 않고, 각 지역의 자원봉사센터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행복은 공헌감"이라 언급한 바 있다. 나의 수고가 누군가를 위한 쓰임이 되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말이다. 자원봉사는 남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공동체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공동체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자세로 자아수용, 타자신뢰, 타자공헌을 꼽았다. 자원봉사는 공헌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자아 존중감을 높여준다. 자원봉사로 공헌감, 자존감 그리고 자부심을 갖게 된다면 자원봉사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아무쪼록 자원봉사활동에 순수하게 참여하는 분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고, 묵묵히 봉사하는 분들의 마음과 부합하도록 투명하고 자율적인 운영을 기대한다.
★ 강사 : 임창덕 원장(심리학 박사, 한국농촌희망연구원 원장, 前 농협안성교육원 부원장)
★ 연락처 : 010-8949-4937★ 이메일 : nhgp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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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6 : 행복 처방전, 치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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