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조경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이유
한국농촌희망연구원장
2022. 8. 21. 11:14

꽃피움은 식물이 씨앗을 만들어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생식활동의 일부란다. 그러나 대나무의 자손 번식은 씨앗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하경(地下莖), 즉 땅속으로 뻗은 줄기에 수염모양 뿌리가 달리면서 옆으로 무리지어면서 번식을 해 나간다.
그런데 대나무는 왜 크게 필요하지 않은 꽃을 피울까?
먼 옛날 대나무 선조들 물려준 풀의 습관을 아직도 완전히 버리지 못한 탓이라고 짐작된다. 대나무는 이름에 나무가 들어가 있지만 식물학적으로는 풀이다.
풀은 대체로 1년 단위로 꽃을 피우고 자신은 죽어 버리면서 한 세대가 끝난다. 다만 대나무는 보통 풀과는 달리 꽃 피우기가 1년 단위가 아니라 60~100년에 이른다.
꽃이 60~120년 주기로 피운다는 건 사람이 태어나서 한번 볼까 말까 하는 희귀한 일이라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이라고 하지만 인도에서는 재앙이라고 한다. 꽃이 지고 나서 열린 열매들로 쥐떼들이 늘어나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인간의 곡식을 먹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꽃을 피우지만 대나무는 꽃을 피우고 나면 다른 풀처럼 죽어버린다.
대나무가 꽃피면 사람들은 개화병(開花病)이 들었다고 한다. 세상에 꽃피우고 병들었다는 소리를 듣는 식물, 대나무